동국대 총동창회
 
 
 

광대 - 문효치

최고관리자 | 2019.09.09 12:09 | 조회 759

광 대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문효치(국문62)

 

    

달빛 중에서도 

산이나 들에 내리지 않고

빨랫줄에 내린 것은 광대다

 

줄이 능청거릴 때마다 몸을 휘청거리며

달에서 가지고 온 미친 기운으로 번쩍이며

보는 이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

 

달빛이라도

어떤 것은 오동잎에 내려 멋을 부리고

어떤 것은 기와지붕에 내려 편안하다

또 어떤 것은 바다에 내려 이내 부서져버리기도 한다

 

내가 달빛이라면

나는 어디에 내려 무엇을 하는 것일까

지금까지 사는 일에 아슬아슬한 대목이 많았고

식구들을 가슴 졸이게 한 걸로 보면

나는 줄을 타는 광대임에 틀림없다

 

(약력)

1966년 서울신문 및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.

시집왕인의 수염』『모데미풀』『나도바람꽃13.

김삿갓문학상, 정지용문학상, 익재문학상, 한국시협상 등 수상.

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,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임. 현재 계간미네르바대표,